"아동포르노물 소장 용서 안 돼" 남편 감옥 보낸 호주 주의원
발견 즉시 신고하고 별거 들어가…"여성들, 나처럼 행동해주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주의원이 아동 포르노물을 컴퓨터에 다량 보관하고 있는 남편을 즉각 경찰에 고발하고 바로 별거에 들어간 사실을 의회에서 털어놓아 주변을 놀라게 했다.
아동 포느로물 소장이 심각한 범죄라는 점을 알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이 똑같이 행동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비밀을 공개하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 빅토리아주 상원의 레이철 칼링 젠킨스(42) 의원은 7일 의회에서 자신이 겪은 충격적인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고 호주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호주보수당 소속의 레이철 의원은 지난해 2월 자택에서 남편의 컴퓨터를 뒤지다 숨겨 둔 아동 포르노물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직감 탓에 남편의 컴퓨터를 들여다보게 됐다는 것이다.
레이철 의원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는 짐을 싸 아주 집을 나와 버렸다.
레이철 의원은 "컴퓨터에서 거기에 있을 것으로 상상하지도 못한 아동 포르노물을 발견했을 때는 처참했고, 완전히 공황상태였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엄마 혹은 아내로서, 끔찍한 범죄를 신고하고 공개한 데 후회는 없다"며 "나의 전남편 같은 사람들이 시장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어린 소녀들이 학대를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본 어린 소녀들의 얼굴은 평생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거리에서 보는 어린 소녀들의 얼굴을 무심코 살피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편은 결국 지난 3월 4개월형을 선고받았고 성범죄자로 등록됐다. 그는 현재 부인 레이철의 이혼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레이철은 남편에 대한 처벌이 부족하다며 아동 포르노물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철의 처신을 두고는 일부에서 남편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성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부터 의원직을 수행 중인 레이철은 포르노물과 급성장세의 성 산업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장애인 등 사회 취약층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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