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6자수석대표, 北대사관 방문…안보리 제재앞둔 북중접촉 주목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 7일 北대사관 9·9절 행사참석 확인
北핵실험 후 악화한 북중관계 탓, 전년대비 행사참석 인원 '절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자리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겸직하는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7일 베이징(北京) 소재 주중 북한대사관이 개최한 북한 정권수립일(9.9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8일 "어제 열린 주중북한대사관 9·9절 행사에 중국 측에서 주빈으로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이은 제6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가 조만간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북한대사관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족 출신인 쿵 부장조리는 행사를 계기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등을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하고, 도발 자제와 함께 대화 복귀를 설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도 대북 추가제재에 반대하면서 대화·협상 통한 해결만 강조해오던 중국이 근래 대북 원유공급 제한조치가 포함된 안보리의 결의안에 일정 수준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에서 쿵 부장조리의 북한 대사관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대화·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사실상 안보리의 추가제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같은 날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은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의 절반에 불과하며 나머지 절반은 대화와 협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9.9절 행사에 전인대 부위원장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행사에 중국 귀빈의 급(級)이 낮아졌다"면서 "참석 인원도 확 줄어 행사 분위기가 썰렁했다"고 전했다.
2015년에는 리젠궈(李建國)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부위원장 중 서열 1위)이, 2016년에는 샹바핑춰(向巴平措) 전인대 부위원장(서열 9위)이 참석했으나 올해에는 그보다 훨씬 아래의 외교부 차관보급인 쿵 부장조리가 가장 서열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중 북한대사관 9·9절 행사에 주중 외교단 30여명을 포함해 북한대사관과 중국측 참석 인사들을 합해 전체 인원이 130여명이었고, 이는 지난해 300여명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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