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뒤 애국가 부를수있을까 걱정"…한국당, 文정부 릴레이성토(종합)

입력 2017-09-08 17:35
수정 2017-09-08 17:36
"10년뒤 애국가 부를수있을까 걱정"…한국당, 文정부 릴레이성토(종합)

의원 약 70명, 본회의장 입구 '자유 발언대' 나와 줄지어 비판 발언

洪 "美대통령으로부터 '거지같이 대화 구걸' 말 들어" 日 극우언론 인용 논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8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방송장악' 기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릴레이 발언을 쏟아냈다.

닷새째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본회의장 입구 로텐더홀에 마련된 '자유 발언대'에 차례로 나와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전날 '공영방송 장악 저지 토론회'와 지난 6일의 '안보 의원총회·토론회'에 이어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세 번째 대정부 투쟁 무대인 셈이다.

행사장 주변에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판이 설치됐고, 확성기까지 동원됐다.

70명에 가까운 의원들은 이날 '대북구걸 중단하고 안보태세 확립하라!', '국민 지킬 북핵대책 즉각 강구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채 로텐더홀 대리석 바닥에 간이 방석을 깔고 앉아 대정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언론개혁을 '언론장악' 시도로 규정하며 "아마 어떤 독재자가 나와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장악하겠다고 이렇게 얘기하는 집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야당의 목소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려는 태도에, 이 중요한 시기에 국회에서 백 마디를 해야 무슨 소용 있겠느냐. 국민 앞에 직접 얘기할 수밖에 없는 저희의 답답한 마음이 국회 일정에 불참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장외투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의도 당사로 자신을 찾아온 것과 관련해 "대통령 귀국 시점에 맞춘 (청와대의) 정치쇼"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사드 배치를 하면서 중국으로부터는 아주 극심한 비난을 받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는 '거지 같이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는 모욕적인 소리를 듣고 있는 게 이 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모욕적인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의 발언은 일본 극우성향 산케이신문 계열사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어서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홍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일본 측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이미 밝혔다"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를 정쟁화하고 대통령을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점에 어이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홍 대표는 발언 도중 행사 참석 의원이 예상보다 적자 즉석에서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인원이 많이 줄었다. 거기 앉아 있지 말고 빨리 나가서 연락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의원 집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참석 의원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릴레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종편들은 이미 고개를 숙였다. 남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좌파의 나팔수 노릇을 시키겠다는 (이 정부의) 의도가 드러났다"면서 "국가의 장래와 미래를 생각해 싸운다는 의지를 갖고 함께 싸워가자"고 독려했다.

이만희 의원은 "지난 제헌절에 우리는 이 자리(국회 로텐더홀)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 그러나 과연 5년, 10년 뒤에도 여전히 우리가 이 애국가를 부를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마음과 걱정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5천만 국민이 북한 핵과 미사일의 인질이 됐다"면서 "많은 국민이 북한의 위협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 동안 릴레이 비판 발언을 이어갔으며, 오후에는 각자 지역구로 흩어져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할 인원 동원작업에 나섰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