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신저채팅방 이용자 신원확인요구…당대회앞둔 인터넷 통제

입력 2017-09-08 10:31
中, 메신저채팅방 이용자 신원확인요구…당대회앞둔 인터넷 통제

"국가안전 위협한다"며 채팅방 기록 6개월 유지 의무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앞으로 중국에선 메신저 채팅방 이용자도 신원을 밝혀야 한다.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려는 중국 당국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사이버스페이스 영도소조는 최근 메신저 서비스 제공업자들에게 이용자들의 신원을 반드시 확인하고, 그룹 채팅방 기록을 6개월 이상 남기도록 지시했다.

이 지침은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당 대회 직전인 내달 8일부터 적용된다.

적용 대상은 텐센트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과 QQ메신저, 바이두(百度)의 티에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 중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등이다.

메신저 채팅방은 친밀한 개인들이 사적인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데다, 기록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근 수년 새 중국인들에게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채팅방 등에서 중국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사회 불만 등을 표출하는 사례가 늘자,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채널이 국가 안전과 사회 질서에 위협을 주고 있다면서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이번 지침은 메신저 서비스 제공자가 등급 제도도 도입해 이용자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규정을 어기는 채팅방 참여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채팅방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가 보류되거나 취소된다. 메신저 서비스 제공자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나아가 채팅방 운영자가 채팅방 운영에 관한 법적인 책임도 지도록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확정하는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불만이 표출되거나 정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을 철저하게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시나닷컴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위챗, 티에바 등에서 유언비어, 음란물 등이 나돌아 공공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 이들 업체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인터넷 통제망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해외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 서비스에 대해 전면적인 폐쇄 명령을 내렸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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