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친구 같은 고전문학 선물하고파"
쉽게 쓴 '세계문학컬렉션' 펴낸 진형준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단테의 '신곡'과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괴테의 '파우스트'. 세계문학 고전이자 필독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작품들이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본 이는 드물다.
진형준(65) 홍익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청소년들을 위한 '세계문학컬렉션'(살림)을 펴냈다. 청소년이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한 축약본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부터 스탕달의 '적과 흑'까지 시대를 아우른 서양 고전문학 20편이 먼저 나왔다.
"아들아, 대체 어쩌자고 먹지도 자지도 않고 계속 슬퍼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힐 셈이냐? 이제 그만 마음을 추스르도록 하렴. 더욱이 제우스 님께서 명령하셨다. 신들이 더 노여워하기 전에 헥토르의 시신을 그만 돌려주라고." ('일리아스' 중)
문장과 표현은 청소년 독자 눈높이에 맞춰 다듬었다. 등장인물과 주제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해당 고전과 연관된 유물이나 회화 작품도 함께 실어 이해를 도왔다. 책 뒷머리에는 작품 해설과 함께 토론거리를 정리한 '바칼로레아'를 제시했다.
진 교수는 "훌륭한 문학작품은 너무 두껍고 어려워 아이들을 책에서 멀어지게 할까 봐 두렵다"는 학부모들의 말을 듣고 축약본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문학"을 선물한다는 게 목표다.
"이 작업을 하면서 내 평생 해온 모든 일들이 이 일을 하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문학평론을 하면서 익힌 글재주, 상상력을 전공하면서 배우게 된 삶에 대한 이해, 대학교수 생활을 하면서 늘 갖고 있던 교육에 대한 사명감,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내면서 익힌 현장 경험, 이 모든 것들이 이 작업에 고스란히 녹아드는 것 같았습니다."
진 교수는 '고리오 영감'(발자크)과 '레미제라블'(위고) 등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각 권 9천∼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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