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LNG발전 전환' 정책에 민간 발전사업자 반발
산업부 "미세먼지 감축" VS 업계 "이미 허가한 사업"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 등을 위해 건설 초기 단계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민간 발전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발전업계가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할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추가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7일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가 LNG로 전환을 추진하는 석탄발전은 모두 9기다.
신서천 1호기, 고성하이 1·2호기, 강릉안인 1·2호기 등은 공사가 진행 중이고 당진에코파워 1·2호기와 삼척포스파워 1·2호기는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의 신서천 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8기는 모두 민간발전사업자가 추진하고 있다.
민간 발전업계는 공사 초기 단계라고 해도 이미 환경영향평가와 부지 매입, 설계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각사 추산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조8천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LNG 발전소로 다시 인허가를 받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업체들이 전환에 부정적인 이유다.
특히 업계는 현재 확보한 발전소 부지는 원활한 석탄 공급을 위해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LNG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LNG 발전소는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처인 도심 인근에 지어야 하지만, 석탄발전소는 수입 석탄의 하역과 환경 문제 등으로 항구 인근에 건설하기 때문이다.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이미 정부가 허가한 발전소 계획을 지금 와서 바꾸라는 것은 전례가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그동안 준비한 것에 대한 매몰 비용이 적지 않은데 그에 대해 어떻게 보상하겠다는 언급도 없이 정부가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중단하고 이미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는 청정 LNG 발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업체들을 상대로 전환을 설득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강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전환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석탄발전이 LNG보다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데다 앞으로 석탄의 환경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면 석탄발전 환경이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기획재정부는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발전용 유연탄의 개별소비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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