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때 주점 허가해야"…강릉 A 대학 총학생회 요구 논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축제 기간 '주점'을 허가해 주세요."
강원 강릉의 한 대학 총학생회가 가을 축제를 앞두고 학교 측에 축제 기간 교내 주점 허가를 요청했으나 묵살되자 집회까지 열며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A 대학 총학생회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총학은 이 글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리서치를 진행해 주점을 원하는 학생이 반수 이상 나와 학교 측에 주점을 건의했지만, 학교 측은 주점 없는 축제를 강요한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는 작년부터 '술 없는 클린 축제'를 개최했다.
술 마시고 흥청망청하거나 음주로 말미암은 안전사고 등 기존의 전국 대학 축제에서 주점 운영으로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주점 대신 푸드트럭과 다양한 문화존, 체험존을 운영하는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이벤트를 마련해 기존 축제와 차별화했다.
학교 측은 주점 운영으로 말미암은 안전문제와 클린 캠퍼스, 작년 학교 축제의 성과 등을 앞세워 총학생회에 주점 없는 축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총학은 주점이 있는 축제와 없었던 축제의 학생 참여도를 비교한 결과 전자의 비율이 높았던 점 등을 들어 주점 허가를 요청하고 있다.
또 학교 측이 우려하는 안전문제의 대책을 수립하는 등 학교의 주인인 학생 중심의 축제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반박한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지난 5일부터 축제 외에 학교시설, 등록금, 교수와 교직원 등 전반적인 학교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학생주권 관련 집회를 하고 있다.
사실상 축제 기간 주점 허가를 요구하는 집회의 성격이 짙다.
리서치 결과처럼 호응도 있지만, 일부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학생은 SNS에 "집회가 축제 기간에 주점을 하게 해달라는 얘기로밖에 안 보인다"라며 "축제 기간 주점이 목적이 아닌 학생을 위하고 학생의 권리를 찾기 위한 집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강릉의 또 다른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해 학교 축제에 쓰이는 각종 물품과 주류 등을 싸게 매입해 학생들에게 몇 배 이상으로 부풀려 팔아 1천800만원이 넘는 차익을 챙긴 혐의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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