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남중국해 분쟁국 인니에 레이더·위성 제공…中견제 박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어업권 분쟁을 벌이는 인도네시아에 해안 레이더 시스템과 위성영상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일본 총리보좌관은 전날 자카르타에서 수시 푸지아투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인도네시아 외곽 6개 섬 개발 지원 계획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리아우 주 나투나 섬과 아체 주 사방 섬, 말루쿠 주 모로타이·사움라키·모아 섬, 파푸아 주 비악 섬 등 6개 섬에 항만과 어시장 등 인프라를 건설하게 됐다.
일본은 6개 섬에 해안 레이더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변 해역을 감시할 수 있는 위성 접속 권한을 제공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의 신형 순시선 건조도 지원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당국자는 "해안 레이더와 위성 등을 이용해 외국 어선의 불법어로 행위를 좀 더 철저히 감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합의는 인도네시아가 나투나 섬 주변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한 조치에 중국이 공식 항의한 직후 타결돼 눈길을 끈다.
황금어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면적의 30% 가량이 겹친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나투나 섬 인근 해역이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섬에 전투기와 구축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강경 조치로 맞서왔다.
이즈미 보좌관과 수시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자유롭고 열린 바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합의가 중국과의 어업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브라흐만탸 사탸무르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해양공간관리국장은 "나투나 섬은 일본의 개발 지원을 받는 6개 섬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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