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문태종 "이젠 아들과 함께 연습해요"
10월 정규리그 출전하면 만 41세 10개월 '최고령 기록'
(고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들하고 함께 농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네요."
고양 오리온 문태종(42)이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사상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75년 12월에 태어난 문태종은 10월 14일에 막을 올리는 2017-2018시즌 경기에 출전하면 만 41세 10개월의 나이에 코트에 서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지금까지 프로농구 최고령 기록은 국내 선수로는 2011년 3월에 은퇴한 이창수의 41세 8개월, 외국인 선수까지 더하면 지난 시즌까지 전주 KCC에서 활약한 아이라 클라크의 41세 9개월이다.
따라서 문태종은 이번 시즌 개막전에 뛸 경우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을 세우고, 12월이 되면 사상 최초의 '만 42세 선수'가 될 수 있다.
2010년 인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KBL에 데뷔한 문태종은 그때도 35세로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벌써 국내에서 8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5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연습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문태종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5살 꼬마였던 아들이 벌써 12살이 돼서 농구 선수를 꿈꾸고 있다"며 "아들하고 함께 훈련할 때면 느낌이 남다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문태종은 최고령 선수 기록에 관해 묻자 "그런 기록을 세우게 된 줄 몰랐다"며 "그만큼 오래 몸 관리를 잘했다는 의미니까 좋은 것 아니겠냐"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아무래도 무릎이나 하체 등이 약해지기 마련"이라며 "비시즌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하체 보강에 많이 힘썼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이 올해 훈련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도 밝혔다.
문태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6.9점에 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서울 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5경기를 뛰며 3.2점에 3.2리바운드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4, 5차전에서 연달아 무득점에 그쳤다.
문태종은 "그때 아쉬움을 올해 털어내기 위해 컨디션과 체력 유지에 더욱 노력했다"고 각오를 전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비시즌 기간 역시 몸 관리를 잘해서 팀에 합류했다"며 "이승현, 장재석 등이 입대한 상황에서 팀에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문태종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연습장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도 몸 관리를 잘해서 나처럼 42살까지 뛰게 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6-2017시즌 4강 진출 등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던 오리온은 올해 이승현, 장재석이 입대하고 김동욱, 정재홍은 이적하면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문태종은 "팀 선수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나도 거기에 보탬이 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오히려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문태종은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전자랜드와 창원 LG, 오리온을 거치면서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는 'PO 보증 수표'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