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자부심 내비친 대선평가…"사표론 속 소중한 성과"
"사회적 약자 편들며 정치적 존재감 확보…20대·여성 지지 증가"
"선거 막판 지지층 이탈 막지 못해…정치 개혁 의제화도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지난 5·9 대선에서 심상정 전 대표를 후보로 내세워 진보정당 역사상 최고 대선 득표를 기록한 정의당이 자부심 엿보이는 대선평가보고서를 내놨다.
한때 여론조사 지지율 10%를 넘은 것을 고려할 때 최종 성적은 아쉽지만,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노동 관련 의제를 주도하며 대안 정당으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정의당은 또 이번 대선을 발판 삼아 내년 지방선거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2020년 총선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당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다짐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은 이달 2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대선평가보고서를 원안대로 승인했다.
정의당은 보고서에서 "심상정 후보는 6.2%(200만 표)를 얻어 5위를 기록하며 당초 목표한 제1야당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차별화한 개혁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대선을 독자 완주해 당원들의 일체감을 강화했고, 대선에서 처음으로 5% 득표율을 돌파했다"며 "노동자층과 30∼40대 지지를 유지하면서 20대와 여성으로 지지층을 확장했다"고 부연했다.
정의당은 특히 "심 후보의 득표율과 득표수는 2002년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얻은 3.9%(96만 표)보다 2배가량 늘었다"며 "사표론이 강하게 작동하는 대선 특성을 고려할 때 소중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번 보고서에서 득표 성과뿐 아니라 조직적·정치적 목표 달성 여부와 주요 선거전략의 효과를 두루 짚었다.
정의당은 "이념, 계층, 세대를 둘러싼 경쟁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했다"며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받는 노쇠한 진보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거티브 공방 속에서도 포지티브 기조를 유지했고, 이런 전략으로 일정한 성과를 냈다"며 "당이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중점을 두고자 했던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밖에 "심 후보가 '성 소수자 1분 발언' 등을 통해 정의당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진보정당 지지층을 복원했다"며 "노동 의제를 강조한 것이 득표로 이어졌고, 청년 공약을 제시해 당의 중장기 발전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의당은 TV 토론을 계기로 끌어올린 지지율을 끝까지 끌고가지 못한 현실적 한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본 선거 초반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 형성, 중반 이후 홍준표 부상, 막판 유승민 부상과 사표론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능동적인 구도전략에 한계가 있었다"며 "선거 막판 사표론에 대한 대책이 충분치 않았다"고 반성했다.
아울러 "사드 배치 등 외교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정치 개혁을 의제화하고 대중적인 공감대를 확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인적, 재정적 제약과 준비 부족으로 지방선거 대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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