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소 확인안하고 운전면허 취소통지 결정 위법"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경찰이 상세 주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운전면허 취소 처분 결정 통지서를 보내고 해당 처분을 확정한 것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행정단독 이덕환 부장판사는 A 씨가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경찰은 버스운전기사인 A 씨가 기간 내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25일 운전면허 조건부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6일 자로 운전면허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결정 통지서를 A 씨의 운전면허에 기재된 주소인 부산 기장군의 한 다가구주택으로 보냈다.
통지서가 '주소 불명' 이유로 반송되자 경찰은 2주간 처분 내용을 게시판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한 뒤 처분을 확정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운전면허 취소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각하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다니던 버스회사와의 근로계약이 해지됐다.
이 부장판사는 "경찰이 보낸 결정 통지서가 주소 불명의 사유로 A 씨에게 배달되지 못한 것은 A 씨가 거주하던 다가구주택의 호수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경찰은 구체적인 호수를 확인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게시판에 공고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A 씨가 운전면허를 새로 취득했다 해도 운전면허가 없다는 상태만이 해소됐을 뿐 회사와의 근로계약이 해지된 불이익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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