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경영권 집착 않겠다' 새 제안…도시바 금주 매각 어려울듯
"WD연합에 애플 넣는 방안도 제안"…도시바 이사회서 새 제안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금주 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력한 인수 후보인 '신(新)미일 연합'을 주도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며 새 제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WD는 새로운 제안을 통해 도시바메모리의 의결권에 집착하지 않는 대신에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에서 협업을 지속할 것을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메모리제품이 품귀인 상황에서 도시바메모리 지분 출자보다 생산설비 소유지분 확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욧카이치 공장의 지분은 도시바가 50%대 후반을, WD가 40%대 전반을 각각 보유 중이다.
양사는 2009년부터 이 지분율에 따라 이 공장에서 생산한 메모리제품을 나눠 각각 처분해왔는데, 지난달초 도시바가 새 반도체 제조동에 단독출자 의사를 밝히자 최첨단 메모리제품을 확보할 수 없게 된 WD 측이 반발하며 공동투자를 요구한 바 있다.
신미일연합은 도시바와 WD 외에 일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KKR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은행에서의 융자를 포함하면 인수 금액은 2조엔(약 20조800억원) 정도다.
WD는 애초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로 자금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이런 의지를 포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NHK 방송은 WD가 직접 인수단 참여를 유보하는 대신 자사의 반도체 공급 독주체제를 우려하는 미국 애플 등을 신미일연합에 참가하라고 요구하는 안도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WD의 새 제안은 도시바를 배려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도시바와 동종 업종인 WD가 표면적으로 인수의 틀에는 합류하지 않는 형태로 해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기 쉽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장래의 출자 등을 통해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경영 관여도 요구하지만 당장의 의결권에는 집착하지 않고 사태의 타개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욧카이치 공장에서의 협업으로 실리는 추구하는 분위기다.
도시바는 WD의 새 제안을 지난 5일 채권은행 측에 설명한데 이어 6일 이사회를 열어 논의한다.
하지만 새 제안이 나오면서 "이번주 중 매각처 결정은 어려워지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도시바는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이익을 확보, 채무초과에 따른 상장폐지를 피하려고 한다. 도시바는 8월 하순에 신미일연합으로의 매각에 합의, 최종협의에 들어갔지만, WD 측이 경영에 강하게 관여할 우려가 커지자 매각계약을 보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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