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가톨릭계도 한반도 상황에 관심…유흥식 주교인터뷰 대서특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과 교황청, 전 세계 가톨릭계의 소식을 심층적으로 전하는 이탈리아 매체인 '바티칸 인사이더'와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뉴스사이트인 'SIR'가 5일 유흥식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과의 인터뷰를 머리기사로 다뤄 최근 한반도 상황에 쏠린 현지 가톨릭계의 지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천주교 대전교구장도 맡는 유흥식 주교는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성사시키는 데 막후 역할을 한 성직자로, 한국 천주교계와 교황청 사정에 두루 밝아 현지 가톨릭 언론으로부터 종종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
바티칸 인사이더는 '전쟁을 거부하고, 화합을 소망한다'는 제목으로 유 주교의견해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바티칸 인사이더에 "북한이 노선을 바꿔 공존과 화해를 위한 새로운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은 (대화를 향한) 우리의 문이 열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형제이자 단일 민족"이라며 "남과 북이 이런 자각을 가지고, 다시 함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주교는 SIR와의 인터뷰에서는 "핵 전쟁이 터지면 승자는 없고 전면적인 파괴만 있을 뿐"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호전적인 대결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남과 북이 분단된 70년 전부터 이런 위협에 익숙해져 있었고,과거 정부들과 국제 사회도 전반적으로 이런 상황을 이용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하지만 국가 지도자들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는 강한 증오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는 이번 상황은 과거와 다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상황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하느님이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길을 제시해 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대화에 착수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우리 모두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와 관련해서는 "유엔의 결정을 존중하지만대화의 여지는 항상 남겨둘 필요가 있다"며 "협상을 위한 수단을 부숴버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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