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예멘 내전 민간인 피해에 사우디 책임 부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유엔은 예멘 내전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가 배제돼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주문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예멘 내전이 진행된 지난 2년여간 예멘전국위원회에 민간인 피해와 국제법 위반, 인권 침해 조사를 맡겼다"고 지적했다.
예멘전국위원회는 사우디에 망명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조직이다.
예멘 민간인 피해와 인도주의적 위기의 상당 부분이 사우디 측에 책임이 있는 만큼 사우디가 사실상 통제하는 예멘 정부가 조사 주체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하마드 알리 안느수르 UNOHCHR 중동·아프리카 대표는 "UNHCR의 회원국이 왜 자신의 의무를 방기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를 뺀 독자적인 조사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5일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예멘에서 일어나는 인도적 위기에 필요한 돈을 100% 대야 한다"면서 사우디를 지목했다.
그는 "(사우디는) 전쟁을 멈추든지, 돈을 대든지, 아니면 둘 다 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예멘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단체는 시아파 반군은 물론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이 구호물자와 인력을 막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군은 반군으로 가는 무기 밀반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예멘 식량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홍해 변 호데이다 항구를 사실상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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