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황금연휴? 국감 준비 하느라 '그림의 떡'이죠"

입력 2017-09-06 07:00
"열흘 황금연휴? 국감 준비 하느라 '그림의 떡'이죠"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추석에는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보내게 됐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둔 공공기관에서는 국회의원실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준비해야 해서 이번 추석도 가족들과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로써 9월 30일 토요일부터 10월 3일 개천절과 4일 추석 당일, 6일 개천절 대체휴일, 9일 한글날까지 연속 10일간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10월 국정감사를 앞둔 공공기관들은 이번 연휴도 국감 준비가 한창일 때라 10일간의 황금연휴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경우 6일 현재까지 국회의원실로부터 총 84건의 자료제출 요청을 받았다.

아직 국감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경기남부청은 내달 20일을 전후해 국감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연휴가 끝나고 업무가 시작되는 내달 10일부터 국감일까지는 불과 10여일이 남기 때문에 황금연휴에 의원실에 제출할 자료를 만드느라 쉴 틈이 없을 것 같다는 게 업무 담당자들의 말이다.

또 매년 예상 질문과 답변 자료를 준비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의 경우 연휴는 9월 14∼18일로 5일간이었지만 17일 뒤인 10월 5일 국감 일정이 잡히면서, 직원들이 연휴에도 번갈아 가며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봤다.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요청받은 자료제출 건수는 총 406건이었다.

자료제출 요청이 많은 주요 부서 담당자나 경정급 이상 간부들은 5일 중 이틀 이상을 출근했다.

경기남부청 간부들은 아직 내부 방침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 추석 연휴에도 교대로 출근하게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 간부 경찰관은 "벌써 자료 제출 요청이 속속 오고 있기 때문에 추석 연휴에도 계속해 국감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자료제출이 예상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전에 준비를 완료하고, 자료 제출 요청과 관계없는 업무보고 자료는 9월 말까지 작성을 끝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경정급 경찰관은 "추석 연휴 때는 며칠 쉬더라도, 항상 국감 준비를 염두에 둬야 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라며 "그나마 이번 연휴는 열흘이나 되기 때문에 며칠 출근하더라도 예전보다는 가족과 보낼 시간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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