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12곳 압수수색…행장 출국금지 등 6명 횡령 혐의 조사(종합3보)
사무실·자택에 수사관 50여명 투입…경찰 "조만간 박인규 행장 등 소환"
"30억원대 비자금 만들어 개인 용도 등으로 사용"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경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박인규 행장을 비롯한 대구은행 간부 6명을 입건하고 은행 제2본점 등을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박 행장과 부장급 간부 5명을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더구나 박 행장에게는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경찰은 이날 수사관 50여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10분께부터 5시간가량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등 12곳에 압수수색을 했다.
수성구 수성동 본점은 지난해부터 건물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제2본점은 본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박 행장 등 6명 사무실과 자택, 컴퓨터, 장부, 입출금전표 등도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박 행장 등은 취임 직후인 2014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이 가운데 일부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상품권 규모가 33억원에 육박하고 이들이 이 가운데 수수료를 뺀 31억4천여만원을 비자금으로 만들어 개인 용도 등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하고 조만간 박 행장 등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 내용, 사용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박 행장 취임 이전 다른 행장도 같은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에 대한 수사는 다음에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대구은행 고위 관계자가 매월 수천만원씩 비자금을 조성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관련 투서가 들어오자 내사를 진행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대구은행 정기 경영실태평가를 하면서 상품권깡 혐의를 포착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나 상품권 구매 절차에서 하자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수사권이 없어 은행이 구매한 상품권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은 추가 조사하지 못하고 검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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