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野 지도부, 마크롱 대통령 면담…"인도적 지원 요청"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 지도자인 훌리오 보르헤스 국회의장 등 야권 지도부는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베네수엘라 현지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르헤스 의장은 면담 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긴박성을 강조했다"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외국의 인도주의적 도움을 허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마두로 정권을 향해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어려움을 대가로 치르면서 연명하려는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이뤄졌다.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의 부인인 릴리안 틴토리 여사도 이날 면담에 배석할 예정이었나 베네수엘라 정부의 출국 저지로 참석하지 못했다.
야권 지도부는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각국 정상과도 만나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주의·정치적 위기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 하락 속에 세 자릿수에 달하는 물가상승률과 식품, 의약품 부족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 퇴진과 제헌의회 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반정부 시위 등으로 극심한 정국혼란을 겪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나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수용할 경우 외세 개입이 한층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경제난과 정국혼란의 원인을 석유 이권을 노린 미국의 물밑 지원을 받은 우파 기득권층이 벌인 사재기와 태업 등으로 돌려왔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영국 대사를 초치해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오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주간 열리는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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