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분쟁' 최종 패배한 에어버스…WTO "보잉사 보조금 합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보조금 문제로 수년째 미국 보잉사와 다퉈왔던 유럽 에어버스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뼈아픈 판정을 받았다.
WTO 상소기구는 4일(현지시간) 지난해 WTO가 내린 결정을 뒤집고 미국 워싱턴 주 정부가 보잉사에 지급한 보조금이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WTO 상소기구는 WTO 분쟁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로 상소기구에서 내린 결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WTO는 지난해 11월 보잉사가 신형 항공기 모델 777X를 개발하면서 미국산 원자재 사용을 전제로 주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것은 불공정 거래 조장 우려가 있는 불법 행위라고 판정한 바 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2년간 보잉사가 777X 기종 생산과 관련해 80억 달러가 넘는 불법 보조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잉사는 정부 보조금이 1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번 판정과 관련해 WTO 마이클 루틱 법률자문관은 "에어버스와 EU의 주장은 이유 없어 기각됐다"며 "777X 기종을 둘러싼 보조금 분쟁은 미국이 이긴 것으로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미국의 이익에 어긋나면 WTO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WTO에서 미국이 거둔 눈에 띄는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777X 기종 보조금 문제 외에도 EU가 에어버스에 혜택을 주는 보조금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했던 2011년 WTO 결정 문제로도 다투고 있다.
WTO 이행패널은 작년 9월 이 문제와 관련해 EU가 WTO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정했다.
2012년 보잉사가 연방정부와 주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았다며 제기된 분쟁은 아직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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