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총장 "한국, 해묵은 노동문제 많아"…노사정 '회동'(종합)
정부에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노사정 대표, 2년만에 한자리
나흘간 방한…文대통령 '청년일자리·최저임금' 공약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가이 라이더(61·Guy Ryder)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은 4일 "한국에는 해묵은 노동 관련 문제들이 많으며, 이 중에는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노동권에 관한 사안도 있다"며 노동기본권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라이더 총장은 이날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노사정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양대 노총으로부터도 계속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고용부 장관과 노동계 대표, 노사정위원장, 사용자 측 대표 등 이른바 노사정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정확히 2년 만이다.
지난 2015년 9월 15일 노사정 대타협 선언 당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과 이기권 고용부 장관,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경총 회장이 자리를 같이한 이후 처음이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일자리·최저임금 공약은 매주 중요한 사안"이라며 문 대통령의 노동·일자리 공약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첫 임기 마지막 달에 한국에 오게 됐고, 노사정 대표들과 함께 자리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역적으로 긴장관계에 둘러싸여 있지만, ILO를 대표해서 항상 연대하겠다는 것을 전해드린다"면서 최근 북한 핵실험 등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도 모두 발언에서 "취임한 지 20일가량 됐는데 라이더 총장의 방한을 계기로 노사정이 한데 모이는 자리를 만들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1991년 우리나라가 ILO 가입한 이래 많은 사무총장님이 한국에 방문했지만, 정부에서 공식 초대해 온 건 처음"이라며 "그동안 국내의 여러 정치적 문제들로 초청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초청으로 이날 방한한 라이더 총장은 오는 7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이날 노사정 간담회를 비롯해 5일에는 양대 노총 간담회, 사용자 측 단체인 경총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이날 오후 5시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과 노동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라이더 총장은 이어 5일에는 서울시 주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정세균 국회의장도 예방한다.
지난 2012년 10월 취임한 영국 출신의 라이더 총장은 정부 각료를 거치지 않은 ILO 최초의 노동운동가 출신 사무총장이다. 지난 2016년 11월 이사회에서 재선돼 올해 10월부터 5년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한편 한국은 1991년 12월 9일 152번째 ILO 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1996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회 연속 이사국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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