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부국장 "대북 외교해법 실패…봉쇄·억지 전략 택해야"

입력 2017-09-04 11:21
전 CIA 부국장 "대북 외교해법 실패…봉쇄·억지 전략 택해야"

"북한이 핵공격 능력 보여주려고 실험 강행"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마이클 모렐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은 미국 도시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렐 전 부국장은 이날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내이션'에 출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내부에서 정치적 위신을 세우는 동시에 미국을 억지하고 갈취하려는 의도로 이같은 실험을 강행했다고 진단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미치지 않았으며 "자신만의 세계에서 매우 이성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대북옵션은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고, 미국이 구 소련에 했던 것처럼 '봉쇄와 억지' 전략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번째 옵션으로 이 사람(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벼랑에서 물러서도록 신뢰를 주는 '외교'가 있지만 이 옵션은 지난 25년간 실패했으며 앞으로도 성공하리라 믿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외교'가 더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대신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고, 구 소련에 했던 것처럼 봉쇄와 억지를 추진하는 다른 옵션"을 제안했다.



모렐 전 부국장은 북한의 핵 능력을 판별하는 4가지 기준도 소개했다.

첫번째는 핵무기의 실제 작동 여부인데 북한이 6번째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이미 이 기준은 충족한다는 것이 모렐 전 부국장의 평가다.

두번째는 그만큼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인데 이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시연해 입증했으며, 이런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작은 핵탄두를 갖고 있는가라는 세번째 조건도 국방정보국(DIA)의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엄청난 속도와 압력을 이기고 핵 탄두가 미사일에서 분리되고, 모든 전자장비는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문제가 남았으나 이 부분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이날 한 실험은 "현재까지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핵실험"이라고 평가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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