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속 이산화질소 농도만 정확히 알아낸다
표준과학연구원, 광분해 측정기 개발…"초미세먼지 원인 규명에 기여"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공기 중 이산화질소(NO₂)만 뽑아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대기환경표준센터 정진상·이재용 박사 연구팀이 대기 중 다른 질소산화물을 제외한 이산화질소의 농도만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광분해 측정기'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산화질소는 공장 굴뚝,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대표적인 대기 오염 물질이다. 초미세먼지의 원료 물질로, 그 자체만으로도 오랜 기간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를 자극해 기침, 두통,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대기 중 이산화질소는 직접 측정하기 어려워 우선 이산화질소를 일산화질소(NO)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몰리브데넘을 촉매로 하는 컨버터(변환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산화질소뿐 아니라 다른 질소산화물까지 일산화질소로 바꾸면서 이산화질소가 과다 측정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특정 파장의 자외선(UV)을 쪼이면 이산화질소만 일산화질소로 분해된다는 점에 착안, 촉매 없이 광분해가 가능한 측정기를 개발했다.
광분해 컨버터를 거친 뒤의 이산화질소와 일산화질소가 혼재된 농도의 총량과 컨버터를 거치지 않은 대기 중 일산화질소의 농도를 화학 발광법으로 측정해 비교하면 이산화질소의 농도값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이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연구원 내에 기존 측정기와 광분해 측정기를 설치해 비교한 결과 기존 이산화질소 측정기가 연평균 20.4%가량 초과 측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봄철이 28.9%로 초과 측정량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여름(25.0%), 가을(17.7%), 겨울(16.6%) 순으로 집계됐다.
봄철은 다른 계절보다 기타 질소산화물이 많이 생성되는 데다, 중국 등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에너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진상 박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이산화질소 초과 측정량도 높게 나타났다"며 "이산화질소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생성 원인 규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애트머스페릭 인바이론먼트'(Atmospheric Environment) 지난 7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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