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차핵실험] 美서 '전쟁 가능성' 놓고 엇갈린 관측

입력 2017-09-04 03:59
수정 2017-09-04 07:11
[북 6차핵실험] 美서 '전쟁 가능성' 놓고 엇갈린 관측

"말폭탄에도 실제 타격 어렵다" vs "9·9절에 또 쏘면 상황 달라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역대 최고 강도로 이뤄진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미국 내 여러 싱크탱크에서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응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실제 전쟁 위험은 크지 않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북한이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또 발사하면 그때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3일(현지시간) 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몬테레이에 있는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앤드리아 버거는 "북한과 미국 간의 악화하는 갈등 상황에도 핵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진단했다.

버거는 "일반적으로 핵 보유를 둘러싸고 갈등이 진행될 때는 서로 대립하는 당사자가 가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까지 판단으로 북한의 의도는 핵무기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정권을 사수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미국령 괌 근접 타격 위협 등 '말 폭탄'이 잇달아 터지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를 불안하게 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 나설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버거 연구원은 주장했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RUSI의 크리스티나 배리얼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건 두 리더가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주변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불안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광경"이라며 "전쟁 위험보다 잘못된 계산, 또는 잘못된 의사소통이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다음 행동이 실제로 파국을 부를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연구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지난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북핵 위기를 떠올리며 "그때는 서울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지금도 2천500만 인구의 서울 주변을 생각하면 쉽게 행동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카지아니스 연구원은 ICBM에 탑재할 수소폭탄을 완성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 북한이 9·9절을 맞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지아니스는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도 가능한 예측 범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올해 미사일을 쏜다면 9·9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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