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도의회 청년일자리 예산 삭감 "이해할 수 없다"
도의회 야당의원들 '지방선거용' 주장 삭감…'연정' 지속 여부 관심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경기도의회가 청년 일자리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대해 남경필 경기지사가 "이해할 수 없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남 지사는 2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의 날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의 청년 일자리 정책과 도의회 관련 예산 삭감 사실을 소개한 뒤 "좋은 제도를 의회에서 반대하고 정치권에서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지금 아동수당 등을 준다고 하는데 일하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는 이런 제도를 민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귀를 의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려운 점을 의회하고 협력해 잘 해결하겠다. 그래서 청년들이 미래를 꿈 꾸고 결혼을 꿈 꾸고 아이를 키우는 꿈 꾸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 1일 임시회 1차 회의를 열고 도가 제출한 2차 추경예산안 중 '일하는 청년 시리즈' 예산 20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도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근로자가 10년 이상 근무하며 매월 일정액을 납입할 경우 도도 동일한 금액을 지원, 퇴직연금을 포함해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청년연금 제도와 일하는 청년근로자 복지포인트 제공 등이다.
남 지사가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통한 청년 일자리 마련을 위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하는 청년 시리즈 예산 삭감에 찬성한 의원들은 이 사업이 남 지사의 내년 도지사 선거를 위해 졸속으로 계획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또 10년 이상 걸리는 이 사업 예산이 도의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점을 삭감 이유로 들었다.
오는 6∼8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상임위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남 지사의 청년 일자리 구상은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한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도의회 해당 상임위의 이번 남 지사 역점 사업 관련 예산 전액 삭감으로 '경기도의 여야 연정(聯政)'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속할 수 있을지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지사는 취임 이후 도의회 야당 인사를 연정부지사로 임명하는 등 여야 연정을 펼치면서 "중앙정부 및 정치권도 경기도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k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