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스타코프 삼보 회장 "태권도 최고수와 표도르, 겨뤄볼까요"

입력 2017-09-02 17:28
셰스타코프 삼보 회장 "태권도 최고수와 표도르, 겨뤄볼까요"

셰스타코프 회장 "2019년 푸틴 대통령 한국 방문할 수도"



(동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자신을 지키고, 약자와 어린이를 보호하는 게 삼보의 철학입니다. 폭력적이지 않지만, 여러 무예 중 손꼽을 만큼 강한 종목이 삼보입니다."

2일 강원도 동해시 동해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제3회 국제삼보연맹(FIAS) 회장 배 국제삼보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바실리 셰스타코프(64) 국제삼보연맹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삼보를 소개했다.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의 약자인 삼보(SAMBO)는 한국의 태권도와 같은 러시아의 국기(國技)다.

셰스타코프 회장은 "삼보는 한국과 러시아 간 우호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에도 삼보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람끼리 화합하는 데 좋은 도구인 스포츠에서 '매트 위에서 경쟁자, 경기가 끝나면 친구'를 모토로 한 삼보는 우의 증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셰스타코프 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과 정치적·정신적 동반자로 유명하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삼보 실력은 농담으로 오늘 대회에 출전한 누구와 겨뤄도 충분히 해볼 만할 정도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삼보 유단자이며 과거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대단한 실력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2019년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삼보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보 종목 자체는 아직 한국에 생소하지만,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종합격투기에서는 삼보가 어엿한 주류 종목이다.

과거 '60억분의 1'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1)는 삼보 선수 출신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종합격투기 24전 전승으로 '무패의 독수리'라는 별명을 가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9)의 삼보 사랑도 유명하다.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누르마고메도프는 계체 행사에서 '만약 삼보가 배우기 쉬웠다면, 그 이름을 주짓수라고 불렀을 것'이라고 적힌 옷을 입고 나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셰스타코프 회장 역시 삼보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1970년대 소련 삼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셰스타코프 회장은 "최근 맥그리거 경기를 봤다면 종합격투기 종목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잘 알 것이다. UFC에서 삼보 선수의 승률이 높다"고 말했다.

태권도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UFC에서 삼보 선수의 활약을 생각해보면 어느 쪽이 더 강한지 대답이 됐을 거 같다. 의심스럽다면 한국 최고의 태권도 실력자를 뽑아 주면 삼보에서도 대표 선수 한 명을 보내겠다. 아마 표도르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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