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00억 실탄 모으자'…중앙당 후원회 구성 '박차'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11년만에 부활한 제도에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설승은 이슬기 기자 = 여야는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중앙당 후원회 구성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정치자금법의 개정으로 중앙당 후원금 제도가 11년 만에 부활함에 따라, 각 정당은 후원회 결성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비교섭단체라 국고보조금 배분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정의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도약으로 발판으로 삼겠다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각 정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통해 연간 50억 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간 100억 원까지 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
우선 민주당은 중앙당 후원회 설립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규정을 확인하고, 사무총장실을 중심으로 실무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중앙당 후원회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으로 폐지됐다가 다시 부활하는 만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김민기 수석 사무부총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된 단계에 가 있지는 않지만, 입법 취지에 맞도록, 방안을 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아직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준비작업을 거쳐 조만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집권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뒤 당의 '곳간'이 줄어들어 낙담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중앙당 후원회 부활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최근 자체 조사상으로 정당 지지율도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라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하면 차차 (재정)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중앙당 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말 전당대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새 지도부를 막 꾸린 상태라 아직 구체적인 후원회 결성 계획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만간 관련 준비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중앙당 후원회 부활에 당연히 기대감이 크다"면서 "후원할 수 있는 분들에게 당을 위해 기여할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7월 19일 원내 정당 중 가장 먼저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해 중앙선관위에 공식 등록했다.
정문헌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책임당원이 아닌 사람들도 국회의원에게 후원하듯 중앙당에 후원할 길이 열려 환영한다"고 말했다.
원내 정당 중에선 정의당이 가장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전날 전국위원회에서 중앙정치자금특별위원회 설치 안건을 의결한 정의당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150억 원 모금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3만여 명의 당원이 1인당 주변 지인들 5명에게 전액 세액공제 한도인 10만 원의 후원을 요청하기로 하는 한편, 정의당의 특정 사업이나 정책을 후원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석 대변인은 통화에서 "후원금을 모으면서 사람도 함께 모으자는 전략"이라면서 "중앙당 후원회 제도를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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