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비인가학교 다닌다고 학생선수 등록 못 하면 차별"
중학생 골프선수 진정 수용…골프협·대한체육회에 시정권고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교육부 비인가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학생 골프선수를 또래가 아닌 사실상 성인과 경쟁하라고 한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비인가학교에 다니는 골프선수 A(16) 학생 측의 진정을 받아들여 대한골프협회장에게 '지도자·선수 등록규정' 등을 고쳐 학교 유형과 상관없이 학생 선수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A 학생 측은 골프협회에 학생 선수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협회가 지도자·선수 등록규정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학생부가 아닌 일반부 선수로 등록해야 한다고 하자 진정을 냈다.
협회에 학생 선수로 등록되지 않으면 그 산하단체인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이 개최하는 주요 골프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협회 측은 인권위에 "학생 선수 등록은 대한체육회와 협회 규정에 근거해 교육부 인가학교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골프는 자기 스코어로 승부를 내는 경기이므로 (일반부 등록이)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권위는 "운동경기는 개인의 체격과 체력 등 기본적인 조건이 유사한 사람끼리 기량을 겨루도록 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협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협회가 나이를 기준으로 학생 선수를 초등부·중학부·고등부·대학부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연령대별 구분은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A 학생이 연령상 중학부에 해당하는데도 비인가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학생 선수 등록을 할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신분을 사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인권위는 협회가 국제골프연맹(IGF) 가입단체로, 골프 종목에 관해 한국에서 우월적 지위가 있는 만큼 A 학생이 협회와 산하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학생 선수로 참가하지 못하면 골프선수로 성장하는 데 매우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아울러 대한체육회장에게도 비인가학교에 다니는 재학생이 학생 선수로 등록할 수 있도록 '지도자·선수·체육동호인 등록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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