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vs 수도산…'독립본능' 반달곰, 내일 거취 결론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자신만의 둥지를 찾아 두 차례나 서식지를 벗어났던 반달가슴곰 'KM-53'의 거취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4일 오후 KM-53의 방사 장소를 결정해 김은경 장관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월 태어난 수컷 KM-53은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으나, 발신기 작동 문제로 위치파악이 되지 않다가 올해 6월 15일 서식지에서 90㎞나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KM-53을 곧바로 지리산으로 데려와 자연적응 훈련 등을 시키고 지난달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하지만 이 반달가슴곰은 일주일 후 경남 함양·거창을 거쳐 다시 수도산으로 탈출했다가 포획됐다.
이처럼 두 번이나 같은 장소를 찾은 것을 두고 단순 일탈이 아닌 스스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KM-53의 수도산 방사 논의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열린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에서 학계와 동물단체는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확대하고 이동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지난달 30일 이정미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달가슴곰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동물권 단체 케어 박소연 회장은 "KM-53을 풀어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면서 "환경부도 방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방사 장소나 시기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한 채 복원 사업이 시작된 게 잘못"이라며 "곰은 최대한 이른 시기에 방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워크숍과 토론회를 통해 학계와 단체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다"면서 "방사 장소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자체적으로 최적의 장소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워낙 많은 관심이 쏠린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면서 "방사 이후에도 발신기를 통해 계속해서 곰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수도산 방사로 결론이 나면 곰과 인간이 마주치지 않게 하도록 안전 푯말 설치 등 최소한의 조치만 한 뒤 자연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KM-53이 원래 살던 지리산에는 현재 47마리가 살고 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적정 수용력(50∼70마리)을 따져봤을 때 머지않아 포화상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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