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민병헌 "난 평생 항의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사람"

입력 2017-09-01 16:50
수정 2017-09-02 17:38
'퇴장' 민병헌 "난 평생 항의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사람"

(광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민병헌(30)은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앞두고 여느 때처럼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전날 났던 '사달'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 동료들과 웃으며 즐겁게 경기를 준비했다.

다만, 그는 전날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얘기가 나오자 "언제까지 내가 이미지 관리를 해야겠느냐"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민병헌은 전날 3-9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KIA 선발투수 팻 딘과 대결, 루킹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납득하지 못한 민병헌은 김정국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에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민병헌을 말렸다.

김 감독의 만류로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민병헌은 헬멧을 던졌는데, 헬멧이 계단을 맞고 그라운드로 튕겨 나갔다. 김 주심은 퇴장을 명령했다.

민병헌은 전날 경기가 끝난 뒤 당시 타석에서 상황을 '다시 보기'했다고 한다.

그는 "공 들어오는 순간을 캡처까지 했는데, 볼이 맞다"며 "그 타석에서만 그랬던 게 아니다. 전에도 그랬다. 계속 그러니까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06(34타수 7안타)에 불과하다.

그는 "난 평생 심판에 항의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사람"이라며 그러나 "20타수 1안타 정도 되면 그렇게 된다"고 자신이 예민하게 반응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에도 심판이 (볼 판정을 잘못했다가) 나중에 '미안하다'고 한 적이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아쉬운 마음은 계속 든다"고 덧붙였다.

민병헌의 퇴장을 부른 직접적인 계기는 헬멧을 던진 행위였지만, 그에 앞서 혼잣말처럼 "아이 씨"라고 한 게 화근이 됐다.

그는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아이 씨'라고 했는데 주심이 '아이 씨?'라고 되묻더라"며 "헬멧은 원래 저쪽(더그아웃)으로 던지려고 했는데 튕겨서 이쪽(그라운드)으로 나와버렸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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