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국내 철수설 '증폭'…인천 지역사회 불안감↑
인천 협력업체 '줄 타격' 우려…남동공단 내 자동차부품 산업 '긴장'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한국지엠(GM)의 한국시장 철수설로 인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내 GM 공장 중 규모가 가장 큰 부평공장을 둔 인천은 지역 경제가 받을 타격을 우려해 대안 모색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3일 한국GM에 따르면 GM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공장은 인천, 군산, 창원, 보령 등 4곳이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크고 생산 차량 라인이 많은 곳은 인천 부평구에 있는 조립공장이다.
캡티바, 말리부, 트랙스 등 승용차와 SUV 차량을 생산하는 한국지엠 부평 공장(99만1천㎡)은 인천의 앵커 기업이다. 1·2차 협력업체를 비롯한 기업 500여 곳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다.
부평공장에서 직접 고용한 인력만 1만여 명으로 인천지역 내 1차 협력업체가 고용한 인원은 2만6천 명에 달한다.
인천발전연구원은 한국GM이 인천 부평구의 지방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최근 산업은행이 한국GM이 실제 철수하더라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에서 대내외 경영여건의 지속적인 악화와 GM 해외철수 분위기 등을 근거로 한국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글로벌 GM이 한국GM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산업은행과 합의한 협약은 10월 16일이면 종료된다.
1일 새로 취임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의 이전 행보도 철수설에 힘을 보탠다. 그는 올해 3∼5월 인도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GM이 인도 내수 시장에서 철수하고, 수출용 공장만 유지하는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인천 지역사회는 한국GM 노사를 중심으로 철수설에 대한 진위와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28일 한국GM 전·현직 노조 대표를 만나 의견을 들었다.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도 같은 달 23일 '한국지엠 사업 재편 움직임에 따른 토론회'를 여는 등 대안을 논의했다.
인천시는 한국GM 노사와 정례 간담회를 열고 GM 차의 점유율 제고 방안을 논의키로 했지만, 만약 GM이 대대적인 국내 사업 개편에 나설 경우 경제적 타격은 예고된 수순이다.
실제 한국GM이 지난해 기준 인천시와 부평구에 납부한 세금은 201억원에 불과하지만, 부평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 인천의 자동차부품 산업 생산액은 월 1천770억원 정도씩 감소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철수하면 인천에 있는 협력업체 인력 2만6천 명까지도 영향을 받게 돼 인천의 완성차 산업 자체가 많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의 적자가 쌓이고, 한국 내 일부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철수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국내 사업장이 지속 가능한 사업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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