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관심주] 락앤락, 창업주 매각 후 탈바꿈 기대에 '급등'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자수성가 기업가 김준일 회장이 자신이 창업한 락앤락[115390]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매각해 화제가 됐다. 김 회장의 '깜짝' 매각에 증시도 화답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달 25일 장 마감 후 최대주주인 김준일과 특수관계인 김창호의 보유지분 전량 63.56%(6천293억원)를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양도했다고 밝혔다.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은 김 회장이 창업해 39년간 키워온 기업이다.
락앤락 주가는 주식 매각 발표 후 첫 거래일인 28일 25% 넘게 급등하고서 이틀간 조정을 받았으나 31일과 9월1일 이틀간 다시 상승했다.
1일 주가는 1만6천200원으로, 8월25일 종가 1만2천950원보다 25.1% 뛰었다.
증시에선 락앤락이 어피너티로 넘어가 로엔처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사모펀드로, 2014년 오비맥주를 AB인베브에 되팔아 4조8천억원, 작년에 로엔을 카카오에 매각해 1조2천억원의 차익을 각각 거둬들였다.
로엔 주가는 2013년 7월8일 경영권 인수 시점에 1만4천650원에서 매각 시점인 작년 1월11일 8만2천900원으로 올랐다.
슬하에 3남을 둔 김 회장은 락앤락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어피너티에 넘긴 데 대해 100년 가는 글로벌 종합 생활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드러냈다.
김 회장은 "요즘처럼 경쟁이 심한 상황에선 자식에게 물려주는 게 성공률이 가장 낮다"며 "우리 애들은 세상 경험이 많지 않아 큰 짐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는 일명 자수성가형 창업자의 경영하에 있는 회사로 당분간 오너 경영으로 생존할 수 있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글로벌 종합생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회장은 앞으로 1년 이상은 락앤락이 연착륙하도록 회장으로 있기로 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3천여억원을 확보한 김 회장은 "작년에 사재 2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인 '아시아 발전재단'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며 "청년 창업을 위한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거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을 운영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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