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보고서, '安리더십'에 영향 줄까…당내반응 '차분'(종합)
전대 승리로 '책임론' 극복 분석…非安도 "보고서에 관심 없어"
보고서 "TK 민심 압도했어야" 표현에는 호남계 일부 불만 기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이 1일 지난 '5·9 대선'에서의 패배 원인을 비교적 솔직하게 분석한 대선평가보고서 전문을 전격 공개했지만, 당내 반응은 담담하고 차분했다.
그동안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대표를 향해 선거 패배와 '제보조작' 파문에 대한 당내 비판이 거셌다는 점에서, 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안철수 책임론'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안 대표가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8·27 전당대회를 통해 이미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만큼 논란이 확대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선 직후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조작된 제보를 폭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정계 은퇴 요구까지 나왔다.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 대선평가 보고서 공개가 임박했을 당시, '안철수 책임론'이 명시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 대표로서는 정치적인 타격을 입고 당내 대선 후유증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안 대표가 지난달 초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전격 선언하자 당내 의원 다수가 반대하고 나서며 내홍이 격화했던 점도 이런 우려를 더했다.
당시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황주홍,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이상돈, 이찬열, 장정숙, 정인화 등 의원 12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제보조작 사건에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것으로 대선 패배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 복귀 명분이 생기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지난달 중순께 대선평가 작업이 완료돼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에 보고서가 제출됐지만, 안 대표가 전대에 출마한 상황에서 경선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보고서 공개가 유보되자 당권 경쟁자들을 중심으로 다시 반발이 일었다.
하지만 그간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두고 당내 논의가 충분히 이뤄진 데다 안 대표도 여러 차례 책임을 시인했고, 결국 안 대표가 부정적 여론을 딛고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보고서 공개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보고서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전대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반영된 결과로 안 대표가 선출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가 절반 가까이 지지를 못 얻은 상태로 당선된 만큼, 낮은 자세로 당의 발전을 위해 소통하는 모습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보고서 공개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안 대표 출마를 강하게 반대하며 비판을 제기해온 인사들도 보고서 내용에 대한 언급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비안(비안철수)계' 의원은 "보고서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차피 내용은 뻔히 다 아는 것 아닌가"라며 "안 대표도 반성할 만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지금 와서 백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대선을 거치며 무너진 지역적 기반을 다시 다지는 혁신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안 대표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한다는 입장이다. 보고서 때문에 내분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선 당시 안 대표가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층 민심을 사로잡았어야 했다는 취지의 보고서 표현을 두고 호남계 일부 인사들의 불만 기류도 감지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심을 압도해야 했지만, 호남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내용이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안 대표를 향한 '탈호남'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가 호남 때문에 더 중도로 가지 못해서 대선에서 졌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안 대표가 보고서 내용을 어떻게 소화하고 대응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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