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도쿄지사 추도문 안보내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1923년 일본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를 강타한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1일 도쿄 스미다(墨田)구 도립 요코아미초(橫網町)에서 열렸다.
일조(日朝)협회 도쿄도연맹 등이 주최한 이날 추도식에서 참가자들은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처참하게 학살당한 6천여명의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이번 추도식에는 그동안 매년 추도문을 보내왔던 도쿄도지사와 스미다구청장이 처음으로 이를 보내지 않아 "학살의 역사를 부정한다"는 비판이 고조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와 야마모토 도오루(山本亨) 구청장은 지난해까지 추도문을 보냈지만 이번엔 "3월과 9월 도쿄도위령협회가 주최하는 대법회에서 희생된 모든 분을 추모한다"며 조선인 추도식에 별도 추도사를 보내지 않았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가타가와 등 간토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대형 지진으로 10만5천여명이 희생됐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유포되자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학살했다.
일본인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이 행사는 일본 시민단체들 주관으로 요코아미초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매년 열려왔다.
위령비에는 '6천여명의 조선인이 소중한 목숨을 빼앗겼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동안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등 전임 도쿄도지사들은 매년 추도문을 보냈다.
(취재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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