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압박만으로 북핵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종합)
브릭스 정상회의 기고문서 주장…"전제조건 없는 대화로 문제 해결해야"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수진 기자 = 한반도 위기 사태의 정치·외교적 해결을 지속해서 강조해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제조건 없는 대화 만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3∼5일 중국에서 열리는 제9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 모임) 정상회의에 앞서 5개 회원국 유력 언론에 게재한 '브릭스: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지평을 향해' 제하의 기고문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가 그동안 지속해서 주장해온 '대화 우선론'을 거듭 강조한 것이지만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입에서 직접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최근 들어 더 악화해 대규모 (군사)충돌의 경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보기에 평양에 대한 압박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며 전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역내(한반도) 문제를 전제조건 제기 없이 모든 이해 당사국의 직접적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도발, 압박, 호전적이고 모욕적인 수사(修辭) 등은 막다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긴장의 단계적 해소와 영구 평화 및 안보 구축을 촉진할 한반도 사태 해결 로드맵(계획 일정)을 마련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정치·외교적 해법을 담은 이 구상에 따라 관련국들이 서둘러 대화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이 언급한 러·중 로드맵은 중국의 '쌍중단'(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제안에 기초한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구상을 일컫는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위기 사태와 관련 미국과 북한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발을 중단하고 러·중이 제안한 '쌍중단' 이행을 통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남동부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별도 양자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도자는 이 자리에서 대북 문제 해법을 논의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견해가 비슷한 양국이 북한에 대해 낮은 수준의 경고와 함께 대화 유도 노력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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