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가을 하늘, 이렇게 찍으면 '굿샷!'

입력 2017-09-02 08:00
[사진톡톡] 가을 하늘, 이렇게 찍으면 '굿샷!'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파란 하늘이 손짓하는 계절입니다.

늦장마를 머금은 하늘과 도심이 마술처럼 가을빛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바야흐로 '천고(天高)'의 계절.

눈으로만 담아두기에 너무 아까워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이리저리 찍어보지만, 찍힌 하늘은 영롱한 코발트 빛이 아닙니다. 괜히 스마트폰 탓을 해봅니다. 누군가의 한 수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가을 하늘을 잘 담는 팁과 멋진 하늘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알려드립니다.

사진에 '완전초보'인 분을 중심으로 쉽게 설명했으니 고수분들은 이해해주시길….

또 각 지방도 이에 준하는 장소를 잘 찾아보시길….



▲빛을 잘 보자

사진은 '빛을 찍는 일'이고 '빛을 잘 활용하는 일'입니다.

필름과 인화지 시절에도 그랬고, 디지털카메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오늘날도 마찬가지죠.



위 사진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코스모스입니다.

왼쪽 사진은 빛을 정면으로 받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빛을 반대로 받은 사진입니다.

이른바 순광(純光)과 역광(逆光)입니다.

순광을 알아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찍는 사람이 빛을 제공하는 태양을 등지고 찍는 겁니다. 맞은편에 두고 찍으면 역광입니다.

하지만 역광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광을 잘 이용하면 아래처럼 훌륭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 N 타워를 찾은 관람객을 실루엣으로 만들며 창밖의 파란 하늘을 표현했습니다.

창밖 빛의 세기가 실내보다 더 센 것을 이용해 '액자처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온통 자동으로 조정되는 스마트폰으로 역광 상황에서 빛의 양은 어떻게 조절할까요?

해법은 간단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빛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켜고 화면 부분을 터치하면 '+'.'-'가 나오는 세로의 바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위로(+) 올리면 빛을 더 밝게 받아들이고 반대로(-) 하면 빛이 줄게 됩니다.

이런 기법을 활용하면 하늘을 배경으로 역광 사진도 멋지게 찍을 수 있습니다. 아래 해바라기 사진처럼요.



▲언제 찍으면 좋을까?

유명 사진작가 김중만 씨는 사진집 '아프리카의 여정' 출판 인터뷰에서 좋은 사진을 위해 오전 10시까지만 촬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아침의 좋은 빛을 이용해 품질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간혹 안개가 낀 날도 있겠지만, 대체로 아침의 하늘이 가장 그대로의 색깔을 표현합니다.

비가 그친 날 오전은 더 청명한 하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기자들도 이런 날엔 오전 10시 전에 하늘 스케치를 위해 가능한 높은 곳으로 향합니다.

아래 사진도 비 그친 다음 날 오전 7시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렇다고 일과가 바쁜 아침에 하늘만 쳐다볼 수 없는 노릇이죠.

업무를 마친 뒤 뉘엿뉘엿 해가 지는 시간도 좋은 타이밍입니다. 파란 창공만큼 매력적인 사진이 빨간 노을입니다.

노을 사진을 위해서는 해 지기 30분 전 정도를 노리면 됩니다.

처음에는 노란빛의 하늘이 시간이 갈수록 신비롭기까지 한 '여러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아래 사진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이고요



비슷한 시간, 남한산성에서 본 서울입니다.



다리 위에서 찍은 한강의 노을도 멋있습니다.



▲어디서 찍어야 할까?

가을 하늘을 제대로 담기 위한 제1의 장소는 당연히 높게 탁 트인 곳입니다.

한강 공원이나 한강 다리 위가 '시원하게' 찍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사진기자들이 제일 자주, 쉽게 찾는 곳은 서울 N 타워입니다.

사면의 하늘을 모두 바라볼 수 있고, 시계(視界)가 정말 좋은 날은 북한 개성의 송악산이나 인천 앞바다까지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쉽게 대중교통을 타고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약간의 산책을 곁들여서요.

굳이 돈을 들여 전망대까지 올라가지 않고 타워 아래나 봉수대 근처도 충분합니다.



멀리서 남산과 타워를 대상으로 구름이 멋있는 날엔 아래 같은 사진도 담을 수 있습니다.



서울타워 못지않게 선호하는 곳은 상암동 하늘공원입니다. 서울 서부지역의 하늘을 보고 찍기에 적합합니다.

탁 트인 공간에서 억새도 많이 볼 수 있고 석양도 쉬이 볼 수 있는 일거양득의 장소입니다.



최근 시설이 좋아져 전기차를 이용해 정상까지 갈 수 있으며 중간중간 원두막 같은 휴식공간이 많아 장시간 머물기도 좋습니다.

가을 억새축제 기간에는 야간에 조명을 보태므로 환상적으로 변모합니다.



서울의 고층 건물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제일 인기 있는 곳은 국내 최고의 마천루인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아침 일찍 갈수록 좋은 빛의 서울을 담을 수 있고, 밤에는 감탄이 나오는 환상적인 야경과 하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타워를 걸치고 하늘을 찍어도 좋습니다.



여의도 금융가와 서울 중심가, 한강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63빌딩도 전통적인 장소입니다.

다만 이 두 장소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은 높지 않은 곳이지만 하늘과 역광 사진을 동시에 잘 담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주말에 시간을 좀 들여 움직인다면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을 제1순위로 추천합니다.

서울 동남쪽에 있는 산이라 서울을 길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산성길을 따라 등반하다 보면 '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웠나'를 되뇔 정도입니다.

특히 남한산성에서 보는 석양은 많은 사진작가가 선호하는 포인트로, 날이 좋으면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로 붐빕니다.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공원도 하늘과 자연, 도시를 찍기 제격인 곳입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꽃밭과 푸르게 조성된 몽촌토성을 걸으며 추억을 담기 좋은 장소입니다.



▲그래서?

다 아는 팁이고 너무 익숙한 장소라고요?

사실 이 글의 주된 목적은 특별한 기술이나 장소를 알려주기보다는 '유혹하기' 위함입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집 밖으로 한발 디뎌보세요.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가을을 즐기고 하늘과 사귀고 사랑과 우정도 보탤 수 있겠죠?

아래는 롯데타워 완공 전 꽤 맑은 날을 택해 드론을 이용해 찍은 사진입니다.

다만 가을이 아니고 겨울입니다. 아무래도 하늘이 좀 탁하죠?

주말, 기상청은 전국이 맑은 초가을 날씨를 보일 거라고 예보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챙겨 집을 나서 2017년 가을 하늘을 향해 '찰칵~' .

hkmpo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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