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 '부산선언'…"北도발 심각우려"
36개국 대표단 회의결과 발표…'베를린 구상'에도 주목
FEALAC 기금 창설…특별정상회의 검토 등 '신행동계획' 수립
(부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부산에서 열린 제8차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협력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36개국 대표단은 31일 "북한의 8월 29일 탄도미사일 발사 및 여타 도발 행위 등 한반도 긴장 고조에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이날 오후 회의 결과문서로 발표한 '부산선언'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이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원국들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을 비롯해 긴장 완화와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이니셔티브들을 지지하고, 최근 한국의 관련 구상들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선언에는 '구상'에 대해 명시적인 설명이 담기진 않았지만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방문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원국들은 "우리는 평화적인 방식을 통한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달성이라는 국제사회 공동의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준수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아울러 선언을 통해 'FEALAC 기금' 창설을 채택하며 "우리는 기금이 회원국의 광범위한 참여를 보장하고, 가능한 많은 회원국에 가시적인 이익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FEALAC 기금'은 일단 한국 정부가 100만 달러(11억여원)를 기탁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국가들도 기탁 의사를 밝힌 상황으로, 앞으로 기금을 통해 지역 간 다양한 협력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회원국들은 이와 함께 'FEALAC 신(新)행동계획' 수립을 통해 'FEALAC 특별 정상회의 개최 검토', '트로이카회의(전·현·차기 의장국 외교장관회의) 연례 개최', '협력 사업 효율성 제고', '전문가 등 민간 부문과의 협력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지난 1999년 출범 이후 주로 경제, 지속개발, 기후변화 등 분야에 주목해온 FEALAC 외교장관 회의가 이번처럼 결과문서에서 안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특히 북한을 명시해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는 문안이 반영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선언에 북한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 초반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가져온 중남미 일부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반대가 있었으나,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으로 채택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반도 상황의 엄중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행사를 주최한 만큼 주도적으로 의제를 이끌어나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hapy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