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보고서 "北수용소 수감자들 '걸어다니는 해골' 같아"

입력 2017-08-31 10:12
美 국무부 보고서 "北수용소 수감자들 '걸어다니는 해골' 같아"

"年 1천500∼2천명 영양실조 사망…쥐·개구리·뱀 잡아먹어"

"구타·고강도 노동 만연…핵실험 시설 건설 동원설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의 현황을 담은 미국 국무부 현황 보고서가 공개됐다.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공격이 거듭되면서 미국측은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부각하는데 주력하는 모양새이다.

30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북한내 정치범 수용소 6곳을 다룬 이 보고서에는 수감자들이 밥한끼를 얻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이는 상황 등이 담겨있다. 수용소에는 20만명 가량이 수감돼 있으며 40만명 가량이 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2014년 '인권의 날'에 맞춰 처음으로 이 보고서를 펴낸 뒤 자료를 업데이트 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1천500∼2천명의 수감자가 영양실조로 사망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70%인 1천800만명 가량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한 수용소에서는 굶기는 일이 흔해 수감자들이 쥐나 개구리, 뱀을 잡아먹기도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와 관련, 교도관 출신의 안명철씨는 보고서에서 "수감자들이 누더기를 걸친 '걸어다니는 해골'이나 '난장이', '불구자'들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구타와 고강도의 노동도 만연하고 있다.

수감 당시 10대의 어린 나이었던 허준씨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절규와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았고 수감자들은 매일 14시간 연속 힘든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장기간 독방에 수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안씨 역시 보고서에서 "교도관들은 수감자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며, 수감자들을 반복적으로 구타했다"고 증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타로 인해 사망하는 규모가 치솟자 한때 폭력을 덜 행사하라는 지침이 내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또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수감자들의 경우 핵실험 건설에 동원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은 북한 체제 및 김정은에 대해 안 좋게 말하거나 한국 매체를 유통시킨 사람, 쌀이나 가축을 훔친 사람들을 수감해 왔다. 지난달 한국의 인권단체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공포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학교 운동장이나 수산시장 등에서 처형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권의 잔인함은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미국에 1년 이상 억류돼 있다 지난 6월 의식 불명 상태로 미국에 돌아온 뒤 사망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었다.

북한은 당시 고문이나 학대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미사일 발사 비판에 집중하면서 인권 문제에는 한발짝 비껴서 있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면 북한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시각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붕괴론에 무게를 뒀던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부재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벤 카딘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트위터 글을 통해 "트럼프의 다른 외교정책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서도 일관된 정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공허하고 거칠며 역효과만 불러일으키는 트윗만 날릴 뿐"이라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