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외국어선 2척 해상서 불태워…"영해 침입 좌시 안해"

입력 2017-08-31 09:50
말레이, 외국어선 2척 해상서 불태워…"영해 침입 좌시 안해"

인니 이어 말레이도 불법조업 외국어선 폭침·방화 침몰 대응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중국과 베트남 어선의 불법조업에 몸살을 앓아 온 말레이시아가 나포된 외국어선 두 척을 해상에서 불태웠다.

31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해양경찰(MMEA)은 전날 클란탄 주(州) 톡 발리 항(港) 인근 해상에서 외국어선 두 척을 불태워 가라앉혔다. 말레이시아가 나포한 어선을 불태운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모흐드 타하 이브라힘 해경 부청장은 "배를 불태운 것은 정부가 외국 어민들의 영해 침입을 좌시않겠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껏 공개하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해경은 최근 수년간 불법조업으로 나포한 외국어선 285척을 침몰시켜 인공어초로 활용해 왔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붙잡힌 외국어선을 예외없이 폭침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이웃 인도네시아처럼 외교적 갈등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불법조업을 엄단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침몰시킨 선박이 어느 국가 어선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서의 불법조업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작년 3월에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영유권 분쟁 구역인 남중국해 루코니아 암초(중국명 베이캉안사<北康暗沙>) 주변 해역에 중국 어선 100여척이 진입하자 말레이시아 해경과 해군이 출동해 양국간에 긴장이 고조됐다.

같은해 5월과 6월에는 인도네시아 해군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인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 적발된 중국 어선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일이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어민 한 명이 총상을 입었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제도에 전투기와 구축함을 추가배치하는 등 강경 조치로 맞섰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4월에는 불법조업 중 단속된 외국어선 75척을 한꺼번에 폭파해 침몰시켰으며, 불법조업 엄단 방침을 세운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약 300척의 외국어선을 가라앉힌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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