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이식 파킨슨병에 효과"…원숭이 대상 연구서 확인

입력 2017-08-31 02:00
"줄기세포 이식 파킨슨병에 효과"…원숭이 대상 연구서 확인

일본 연구진 '네이처'에 발표…임상연구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일본 연구진이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치료의 실마리를 찾았다.

일본 교토대, 이화학연구소(RIKEN)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역분화줄기세포) 이식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원숭이 대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발행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발생한다. 손이나 팔이 떨리고 걸음걸이·균형·운동 장애가 생기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다.

연구진은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를 원숭이 뇌 속에 직접 이식해, 파킨슨병 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아봤다.

기술의 발달로 현재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둘 중 윤리문제가 없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택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세포 등 이미 운명이 결정된 체세포를 분화능력이 있는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린 세포다.

연구진은 우선 7명에게 체세포를 얻어 이를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했다. 이 중에는 파킨슨병 환자 3명이 포함됐다.

이어 줄기세포로 신경세포의 전 단계인 전구세포를 만들어 파킨슨병을 앓는 원숭이들의 뇌에 각각 이식하고 약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원숭이들의 경우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 파킨슨병 증상들이 점차 개선됐다. 12개월 뒤 증상의 정도를 점수로 매긴 '증상 점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원숭이 뇌 속에 넣어준 신경전구세포가 신경세포로 제대로 분화된 것도 확인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전구세포가 신경세포로 뇌 속에 자리 잡아 도파민을 분비,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원숭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으로 찍은 결과에서는 종양 발생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앞서 2012년 연구진은 사람 배아줄기세포로 신경전구세포를 제작, 파킨슨병을 앓는 원숭이 뇌에 이식해 6개월 뒤 움직임이 최대 45% 개선된다는 것을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신경전구세포를 제작했고, 2년 정도 조사하며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며 안전성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준 다카하시 교토대 교수(교신 저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 시험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교토대는 이르면 내년 중에 파킨슨병 환자 대상의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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