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최악의 몬순 홍수…1천200명 사망·4천100만 이재민(종합)

입력 2017-08-30 17:01
수정 2017-08-30 18:30
남아시아 최악의 몬순 홍수…1천200명 사망·4천100만 이재민(종합)

(뉴델리·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박인영 기자 = 미국 텍사스주(州)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 상황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사이 인도 등지에서 폭우에 1천200명이 숨지는 등 남아시아 홍수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여름 몬순(우기) 폭우로 발생한 홍수로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3개국에서 사망자 수가 1천200명을 넘어섰다.

유엔은 이번 여름 홍수와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이들 3개국에서 최소 4천100만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 휴스턴의 홍수가 더 주목받는 가운데 구호기구들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는 재앙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가장 피해가 심한 동부 비하르 주에서만 500명 이상의 주민이 이번 홍수로 사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주말 비하르 주를 방문해 수해 복구를 약속했으나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다.

인도 금융 중심지 뭄바이에서는 29일 하루에만 최대 300㎜에 이르는 비가 내리면서 6명이 숨졌다. 이 같은 강수량은 12년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이날 다수 열차 운행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휴교령이 내리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현지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차량 타이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를 경우 지체 없이 차를 버리고 대피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인도 기상청은 앞으로 사흘 동안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남부 타밀나두 등 12개 주에 폭우가 더 내릴 것이라며 추가 피해를 우려했다.

네팔에서도 홍수로 140명 이상 사망하고 수십명이 떠내려 갔으며 주택 1만여채가 파손됐다.

코끼리가 구조 작업에 동원돼 소용돌이치는 물길을 가르며 고립된 이들을 구하고 있지만, 실종자가 많아 일부 유족들은 시신도 없이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물난리가 난 곳은 네팔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이재민 수천여명이 방수포를 씌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전염병도 돌기 시작했다.



구호단체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의 프랜시스 마커스 대변인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사람들이 (미국) 국내의 자연재해(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이곳 사람들의 절박한 필요를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역시 4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로 최소 140명이 사망하고 주택 69만7천여채가 부서졌으며 810만명 이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IFRC는 밝혔다.

헬기를 타고 방글라데시 수해 현장을 둘러본 적십자사 대변인 코린 앰블러는 "비행 내내 눈에 보이는 것은 물 뿐이었다"며 "물 중간에 간간이 작은 집들이 모여있을 뿐이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심은 하비에 집중됐지만, 이달 다른 나라에서도 홍수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 동·북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의 홍수와 산사태로 1천여명이 숨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상황을 전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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