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서 미사일 첫 발사…위협 높이고 자신감 '과시'
美단체 "북 탄도미사일 발사장소 21곳으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가 평양에서 처음 이뤄진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화성-12' 발사 소식을 전하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의 명령에 따라 우리 국가의 수도(평양)에서 첫 발사 훈련을 진행하게 된 화성 포병들의 가슴 가슴은 전투적 열광으로 세차게 높뛰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보고에서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이뤄졌다고 밝히면서 "비행장 발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주로 강원도 원산이나 함경남도 신포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을 발사지로 선택해왔다.
하지만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해부터 내륙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5일과 20일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무수단(북한명 '화성-10') 계열의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다. 올해 2월 12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도 방현비행장에서 날아올랐다.
북한은 지난 5월 14일에는 평안북도 구성에서 '화성-12' 미사일을, 같은 달 21일에는 평안남도 북창에서 '북극성-2'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 장소는 구성시 방현 일대(7월 4일)와 자강도 무평리(7월 28일)로 확인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소와 관련해 미국 민간단체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는 1984년 이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모두 21곳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평양까지 포함해 미사일 발사장소를 다양하게 선택하는 것은 언제, 어느 장소에서든지 불시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은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의 전략 무력의 신속 대응 태세를 판정·검열하고 새로 장비한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의 실전 운영 능력을 확정하기 위하여 불의적인(임의의) 기동과 타격을 배합하여 진행했다"라며 신속한 기동과 발사에 훈련의 목적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북한이 평양과 같은 인구 밀집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미사일 작전을 펼칠 경우 우리 군의 정밀타격 개념인 킬체인 및 대량응징보복체계 등에 제약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방식이 우리가 예측하는 것과는 점점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괌 타격을 공언한 이후 한미 정보자산이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그 어느 때보다 주시하고 있었다"라며 "북한이 이번에 예상 밖의 지역인 평양 순안공항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우리 정보자산의 허를 찌르고 혼란을 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구가 최대로 밀집한 평양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미사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라며 "괌 타격 수단인 '화성-12'가 신뢰할만한 미사일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공방어망이 잘 갖춰진 평양에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북한의 중심인 평양에서 대미 위협 수단인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주민들의 자신감을 고취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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