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의 핵사찰 요구 일축…"핵합의 위반"
로하니 "핵합의 지키되 당사국 위반 좌시하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란에 대한 핵사찰을 요구한 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 핵합의안 위반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A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 먼저 핵합의안을 위반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당사국이 이를 위반하는 것도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물론 미국의 어떤 위반에도 우리는 대응하겠지만 미국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고 우리는 최상의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7월 이란의 핵개발 중단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미국과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EU) 등과 체결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사시킨 이란 핵합의안을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난하며 폐기할 뜻을 밝혔다.
이후 미국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혁명수비대 관련 기업 등을 제재할 수 있는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 법안을 도입하며 추가 제재에 나섰고 이란은 핵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IAEA 본부를 방문해 이란 내 군사기지와 비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은 "IAEA가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모하마드 바게르 노박트 이란 정부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헤일리 대사의 요구는 신경 쓸 가치가 없고 이란 내 그 어떤 시설 "특히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사찰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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