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 동네 발칵 뒤집은 수도꼭지·배관 상습절도(종합)

입력 2017-08-30 09:08
수정 2017-08-30 09:13
재개발지역 동네 발칵 뒤집은 수도꼭지·배관 상습절도(종합)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차근호 기자 =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 한 재개발지역 내 주택에 한 남성이 현관문 유리를 깨고 침입했다.

이 남성은 준비해온 공구를 이용해 수도꼭지와 보일러 배관을 해체한 뒤 쇠붙이를 훔쳐 달아났다.

비슷한 일은 재개발지역 내에서 수일 간격으로 잇따랐다.

피해 가구는 이주를 마친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직 주민이 사는 곳도 있었다.

주민이 남은 가구는 발칵 뒤집혔다.

생활 필수시설만 교묘하게 훼손한 탓에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건설사가 배후에 있다는 루머도 돌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TV를 분석해 재개발지역 인근 주민 박모(43) 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한 달 사이 재개발지역 내 빈집 42곳에 들어가 쇠붙이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의 공장 3곳과 전셋집으로 내놓은 빈집 4곳의 화장실에도 들어가 세면대 수도꼭지를 훔치기도 했다.

박씨는 모두 55점의 쇠붙이를 훔쳐 일부를 고물상에 팔았다.

보관하고 있던 수도꼭지 8개와 보일러 파이프 6개는 경찰이 압수했다.

경찰은 "무직인 박씨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범행했다"면서 "수도꼭지나 보일러 배관이 준비한 도구로 떼기 쉬워 주로 노렸고 건설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박씨가 훔친 물건을 사준 고물상 주인(54)도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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