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북한 지도부 무책임…비타협적 접근 필요"
자국 대사들에 "北 협상테이블 나오도록 모든 노력"
"佛 외교 최고목표는 테러 격퇴…자금줄 차단해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국 고위 외교관들을 상대로 프랑스 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이날 외국에 주재하는 프랑스 대사들을 엘리제 궁으로 불러 정책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이날 있었던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 지도자들이 다시 한 번 무책임함을 보여줬다"면서 "북한에 대한 비타협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는 평양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 개발과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더욱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점과 프랑스가 북한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9일에도 프랑스의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정부대변인은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프랑스가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에 관한 평화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중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마크롱은 집권 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리비아 평화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피스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마크롱은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 "프랑스 외교의 최고 목표는 이슬람 테러리즘 격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의 안보는 우리 외교의 존재 이유"라면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고 이런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으로 흘러드는 자금의 흐름을 끊어야 한다면서 내년 초 파리에서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또 이날 모인 70여 명의 대사에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 사헬 지대의 경제개발을 위해 프랑스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사헬 지대를 이슬람 테러조직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지역의 불안정이 유럽 전체의 안전에 큰 위협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2013년부터 사헬 지대에 4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해 테러 격퇴전을 벌인 데 이어, 병력 5천 명으로 올가을 테러조직 격퇴를 목표로 출범하는 아프리카 연합군 창설을 압박해왔다.
프랑스는 이 지역 국가들의 경제개발 노력을 국제기구들과 함께 지원해 지역 불안정을 해소해 테러 위협을 감소시킨다는 구상이다.
또한, 마크롱은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선언 이후 기후변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대사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내달 말 유엔에서 전 지구적 환경 협약의 채택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라면서 12월 12일에는 파리협약 체결 이후 진전 상황을 점검하는 정상회의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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