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참교육 요구' 분신 고교생 심광보 추모공연
(충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1990년 충북 충주에서 참교육 실현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고교생 심광보(당시 17세) 군 추모공연이 내달 2일 오후 5시 충주시 우륵아트센터에서 마련된다.
심광보기림사업회(회장 박일선)는 9월 2일 심 군 사망 27주기를 맞아 '그날'이라는 주제로 추모공연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가난한 농사꾼의 3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심 군은 충주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0년 휴학한 뒤 서울과 충주 등지에서 외판원과 신문 배달 등을 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 자신과 가깝게 지내던 전교조 교사들이 잇따라 해직·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던 그는 그해 9월 7일 충주시 성서동의 한 건물 옥상에 올라가 참교육 실현, 농민해방, 노동해방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했다.
그는 2005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했으며, 이듬해 학교 측으로부터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박일선 기림사업회장은 "광보는 중학생 때 구소련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을 이해하고 이를 지지하는 글을 썼던 천재 소년"이라고 회고했다.
추모공연에는 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출연해 시와 노래 등으로 그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