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저지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상승단계 요격"

입력 2017-08-29 11:23
"北 탄도미사일 저지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상승단계 요격"

가장 늦은 속도에, 분출 열기도 감지하기 '훨씬' 용이

"3∼4년 내 고고도 무장 무인기 MQ-9 리퍼 작전 배치 현실화"

MDA "비행시간이 1∼5분 남짓해 가장 어려운 단계" 실토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상승단계요격(boost-phase intercept, BPI)이라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특히 ICBM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이 추진제 연소를 끝내고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중간단계(mid-course)에서 무력화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등 미언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가장 긴 데다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면 파편이 대기권 진입 시 소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간단계에서 ICBM을 격추할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요격체계가 올 연말까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분산 배치를 끝낼 예정인 44기의 GMD.





그러나 GMD 성능이 개량된다고 해도 중간단계에서는 요격에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이 중간단계에서 이미 대응책을 동원할 수 있어 식별이 어렵고 거리도 멀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추진제를 연소하며 솟구치는 상승단계 요격 방책이다. 미 미사일방어청(DMA)은 "탄도미사일 요격에 가장 이상적인 방책이 상승단계"라며 "이 단계에서는 대응책이 동원되지 않는 데다 미사일 탄두가 지정 표적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해군연구소(USNI)가 발행하는 월간 군사 전문지 '프로시딩스' 최근호도 "상승하는 탄도미사일은 궤적이 분명한 단일 대형 표적인 데다 대응책을 동원하지 않아 중간단계와 종말 단계보다 탐지와 요격이 훨씬 쉽다"고 강조했다.

프로시딩스는 이어 "BPI에 적합한 소형 요격체는 비용 측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미 허드슨 연구소의 아서 허먼 선임연구원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3월 17일 자)에서 유사한 주장을 내놓았다. BPI는 요격 미사일과 첨단 적외선 감지장치를 탑재한 무인비행체를 북한 외곽 350마일(560km) 지점 5만5천 피트(약 17km) 상공에 띄워 24시간 북한 지역을 감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게 허먼 연구원의 설명이다.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상승단계에서 내뿜는 열기를 적외선 감지장치로 탐지해 요격무기를 발사,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자는 주장이다.

탄두 중량이 225kg인 요격 미사일은 ICBM을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BPI는 일단 발사가 탐지되면 1분 이내에 발사의 진위를 판명해 요격을 실행할 수 있으며, 상승단계에서 요격이 이뤄지는 만큼 모든 미사일 파편은 바다나 북한 지역에 떨어지게 돼 안전성에서도 이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이 단계에서는 미사일의 속도가 가장 느린 만큼 속도가 빠른 종말 단계보다 요격이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PI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MDA는 "BPI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가장 어려운 단계"라고 시인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상승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은 1∼5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사일 발사대를 빠르게 탐지해 표적 정보를 중개하는 센서뿐만 아니라 표적에 근접해 요격하는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도 워싱턴 포스트(WP) 기고문(8월 1일 자)에서 "우주 기반 요격(SBI) 능력을 갖춰야만 상승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중간단계에서는 가짜 탄두(decoy)를 판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원은 미국이 북한의 ICBM을 발사 단계에서부터 탐지, 추적해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고고도 무장 드론 MQ-9 리퍼의 성능 개량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수년 내 작전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펜스원은 미국이 이미 지난해 6월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한국 및 일본과 가진 합동 미사일 방어 훈련을 통해 리퍼 두 대를 동원, 사전 경보 없이 육상에서 발사된 탄도탄 가상 표적의 탐지, 추적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리퍼에 장착된 전자-광학 적외선 감지장비인 MSTS가 상승단계 미사일이 내뿜는 열을 탐지, 궤적을 추적하면서 먼 해상에 있는 요격 함정에 관련 자료를 전송, 정확하게 요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리퍼는 미사일이 내뿜는 불기둥에 대해 3각 측량 방식으로 3차원 표적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요격 미사일의 조준이 더욱 정확해진다고 디펜스원은 강조했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