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여직원 약진…임원·지점장 잇달아 배출

입력 2017-08-29 11:31
광주은행 여직원 약진…임원·지점장 잇달아 배출

인사담당 여성임원은 금융권서 처음·여성 지점장 11명으로 늘어

다양한 요인 거론돼…차기 송종욱 행장 인사 방향 주목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은행 여직원들의 약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권에서 여성의 벽으로 여겨졌던 임원과 지점장 자리를 여성 직원들이 줄줄이 꿰차고 있다.

광주은행에서 현재 단연 돋보이는 여성은 정순자(52) 업무지원담당 부행장보(임원)다.

정 부행장보는 금융권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인사담당 여성임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곡동지점장, PB 복합사업부장, 염주지점장, 준법지원부장 등을 거치며 현장 부서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 부행장보의 여성 후배들도 최근 인사에서 대거 지점장으로 진출했다.

130명 지점장 중 11명을 여성으로 채웠는데 10%가 채 안 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여성 지점장 비율이 높아졌다.





정 부행장보가 2010년 매곡동지점장을 할 때만 해도 광주은행에서 여성 지점장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었다.

광주은행에서 이처럼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1990년대 초반 여행원(여상 출신 졸업생) 제도가 폐지되고 일반행원으로 통폐합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다.

통폐합 이후 여직원들이 '경력'을 인정받아 관리직으로 진출할 기회를 마련했고 여직원들의 우수한 능력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또 수신 업무가 주를 이루는 PB(Private Banking) 분야에서 남자직원보다 여자직원들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지점장으로서 잠재능력도 높게 평가받았다.

여기에 송기진 광주은행장 재임 당시(2008∼2013년) 여직원 우대 정책도 여성들이 약진하는 데 발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역차별'을 받은 남자직원들은 여성들의 약진을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은행 여직원은 전체 직원 1천400명의 47%인 659명이다.

현재 여직원의 15%가량인 100여명이 출산 휴가 중인데 이들에 대한 혜택도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년 범위내에서 출산 휴가를 인정하고 있고 급여 100%가 보장된다.

셋째 아이부터는 출산장려금 300만원을 지급하고 1호봉 올려준다.

이 같은 혜택으로 출산 여직원들이 큰 부담 없이 대거 자리를 비우면서 올해는 대규모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있다.

광주은행은 명예퇴직 제도를 도입해 2015년 88명, 2016년 103명이 직장을 떠났다.

광주은행 출신으로 첫 은행장에 오르게 된 송종욱 행장 후보가 앞으로 보여줄 인사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

광주은행 한 직원은 29일 "송종욱 행장 후보가 은행의 인사 구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말 은행장에 취임한 뒤 단행할 인사의 내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다들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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