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이모티콘 논란' 中기업, 사과에도 벌금·영업정지 엄벌
中 공안 "경제이익 위해 도덕적 하한선 넘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소재로 이모티콘을 제작해 논란이 됐던 중국 기업이 즉각적인 사과에도 벌금과 함께 영업정지 2개월의 엄벌에 처해졌다.
29일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에 따르면 상하이 공안국은 텅쉰(騰迅·텐센트) 메신저서비스인 QQ메신저에 위안부 할머니 이모티콘을 배포한 스옌후이과학기술공사에 벌금 1만5천위안(255만원)과 함께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회사 대표인 딩모씨와 이모티콘을 제작한 직원 등 4명에게 반성문 작성과 사회교육 이수를 명령했다.
이 업체는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된 중국인 위안부 할머니 등장 다큐멘터리 영화 '22'(二十二)의 장면들을 사용해 이모티콘을 제작해 메신저 이용자들에게 배포했다.
이모티콘은 다큐에 출연한 위안부 할머니가 눈물을 닦거나 손으로 턱을 괸 스틸사진에 "흐느껴서 말이 안 나온다", "길을 잃었다", "정말 억울하다"는 문장을 덧씌운 형태로, 할머니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희화화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모티콘이 배포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할머니들의 명예를 모욕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비난했고, 텅쉰은 제작사를 대신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다.
상하이 공안국은 "이모티콘을 제작한 회사는 경제적 이익과 상업적 효과를 위해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도덕적 하한선을 넘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고난과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끼쳐 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한다"고 밝혔다.
다큐 영화 '22'는 이달 14일 '세계 위안부의 날'에 맞춰 개봉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 고초를 치른 중국·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2명의 증언을 담은 90분짜리 다큐 영화로 개봉 보름 만에 1억6천위안(170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리며 역대 중국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피해 할머니 중에 한국인 박차순 할머니가 포함됐고, 영화제작에 한국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해 한·중 공동제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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