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칼·도끼 넣은 1천800년전 수장 무덤 발굴
초기철기∼조선시대 유적 출토…옻칠한 덩이쇠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기도 평택 고덕면에서 3세기에 지역을 다스렸던 수장(首長)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조성사업 부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시신이 묻힌 매장주체부의 길이가 460㎝에 달하는 삼국시대 주구토광묘(周溝土壙墓, 매장주체부 주위에 도랑을 조성한 무덤)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무덤 안에서는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고리자루큰칼)와 소환두도자(素環頭刀子, 민무늬 고리가 달린 작은 칼)를 비롯해 철도끼, 철창, 철정(鐵鋌, 덩이쇠), 말의 입에 물리는 재갈 등이 나왔다.
이와 함께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다른 토광묘에서는 표면에 옻칠을 했던 철정이 출토됐다.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조사 지역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삼국시대 무덤 30여 기가 한 구역에 밀집해 있었다"며 "환두대도가 나온 주구토광묘는 무덤의 크기와 유물로 봤을 때 피장자가 지역의 유력자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에는 철기가 희소했는데, 옻칠은 철의 부식을 막기 위해 했을 것"이라며 "옻칠 흔적이 있는 철정은 정밀분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 지역에서는 삼국시대보다 앞선 초기 철기시대 토광묘 5기도 드러났다. 이 무덤들에서는 흑연 같은 광물질을 발라 검은빛을 띠는 토기 항아리와 청동투겁창이 발견됐다.
또 조선시대에 조성된 토광묘, 구들이 있는 주거지 유적에서는 분청사기, 백자, 동전인 조선통보가 출토됐다.
이에 대해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조사 지역의 지명이 해창리(海倉里)인데, 조선시대 유적은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인 해창(海倉)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