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극우 대선주자 향해 "정치적 무지의 산물" 직격탄

입력 2017-08-29 02:44
수정 2017-08-29 02:48
브라질 룰라, 극우 대선주자 향해 "정치적 무지의 산물" 직격탄

좌-우파 박빙 승부로 예상되는 2018년 대선 앞두고 강력한 견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2018년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주요 도시를 돌며 민심 잡기에 나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대선주자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북동부 바이아 주(州)의 공영 TV 방송에 출연해 기독교사회당(PSC)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을 가리켜 "정치적 무지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룰라는 "보우소나루 의원은 여성과 흑인에게 공격적이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적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기형적인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브라질은 이런 사람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룰라의 이런 발언은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면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르는 보우소나루 의원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가 29∼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보우소나루는 13∼18%를 기록하며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14∼27%)과 함께 2∼3위권을 형성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는 10월 8∼14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 기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2018년 대선이 사실상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와 보우소나루의 대결로 치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룰라는 부패혐의 재판에서 실형이 확정돼 대선 출마가 좌절되면 다른 인사를 후보로 내세우고 자신은 선거운동원으로 뛰겠다는 뜻을 밝혀 '대리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2018년 대선 투표일은 10월 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린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계속되는 부패수사로 유력 주자들의 득표력이 낮아지면서 후보 난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데다,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와 대통령 탄핵 등을 거쳐 2018년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대선 판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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