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에 부동산업 체감경기 '뚝'…1년3개월래 최저
한국은행 BSI 조사…제조업은 석 달째 같은 수준에서 횡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업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부동산·임대업의 업황 BSI는 74로 전월 대비 4포인트(p) 떨어졌다.
작년 5월(72)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82까지 올랐다가 6월 80, 7월 78로 떨어진 데 이어 석 달 연속 내렸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임대업 BSI는 LH공사 등 부동산의 운영, 임대, 구매, 판매와 관련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고 부동산을 제외한 크레인, 정수기 등의 임대업도 포함한다.
최덕재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부동산·임대업 BIS의 하락에는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놓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주택경기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99로 16p 급락, 월간 하락 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임대업이 포함된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5로 7월보다 4p 떨어졌다.
서비스업 가운데 도·소매업 BSI는 72로 6p 내렸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하면서 산업재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운수업(76)도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으로 7p 떨어졌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78로 석 달째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82에서 6월 78로 떨어진 이후 장기평균치 80(2003년 1월∼2016년 12월) 아래에서 횡보하고 있다.
업종별로 희비는 뚜렷하게 갈렸다.
석유정제·코크스(70)는 유가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확대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16p나 뛰었다.
1차 금속(81)은 4p, 전기장비(83)는 2p 각각 올랐다.
반면 고무·플라스틱(78)은 대(對)중국 수출 부진 및 원가 부담 증대 등으로 6p 내렸다.
기계장비(77)와 비금속광물(72)도 한 달 전보다 각각 5p, 8p 떨어졌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을 내수부진(21.8%), 불확실한 경제 상황(16.4%), 경쟁 심화(11.1%), 수출 부진(11.0%), 인력난·인건비 상승(7.0%), 환율(6.4%) 등의 순으로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비중이 7월에 비해 0.7%p 높아진 데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83으로 오르고 비제조업은 7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8.1로 7월보다 1.2p 올랐다.
이번 BSI는 지난 11∼21일 전국 3천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918개(제조업 1천809개, 비제조업 1,109개) 기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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